평소보다 좀 늦게 일어났다. 아무래도 어제 너무 피곤했던 모양인지,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다. 일어나서 뒹굴거리다가 오후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준비하기 시작. 예전에는 집에서 뒹굴거리는 걸 참 좋아했는데, 어느 순간부터 주말에 집에 있기가 힘들어졌다. 활동적인 인간이 된 건가, 아니면 집 상태가 안 좋아져서 그런가 -_-
별렀던 키엘 머스크 향수를 (드디어) 사기 위해 명동 롯데로 갔다. 역시 명동 롯데는 돗대기 시장 ㄱ- 사람은 여전히 북적북적. 겨울 상품 끝물 세일이라 남아있는 옷들이 많지 않았는데, 클럽 모나코에서 40% 세일하는 짧은 모직 재킷이 예뻤다. S사이즈가 딱 하나 남아 있다고 빨리 지르라고 종용하던 직원님 ;ㅂ; 하지만 이번 겨울엔 뭘 좀 많이 질렀기에(...) 자제 요망. 기본 스타일의 핏 좋은 모직 재킷을 찾기가 참 쉽지 않다. 키엘 매장은 늘 사람이 많아서, 또 줄 서서 기다렸다. 내 돈 주고 사겠다는데 줄을 서야 하다니;; 뭐 대신 직원들의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멀뚱히 서 있다가 그냥 나오는 일은 없긴 하지만, 내가 갔을 때만 해도 줄이 별로 없었는데 갑자기 그 뒤로 줄이 쫘르륵- 오리지날 머스크 오드뚜왈렛을 샀다. 킁킁. 이거 향이 참 좋다. 머스크와 외출 전에 뿌리고 온 장미 향이 어우러지니 딱 내가 좋아하는 향이 됐다. :D 하지만 Y양을 마날 때는 이거 뿌리지 말아야지, 알레르기가 있는 그녀에게는 상당히 괴로울 것 같다.
시간이 좀 애매하게 남아서 명동을 좀 둘러봤다. 싸구려 옷들은 넘치고 깔렸더라. 사이즈만 적당하면 한국은 옷 쇼핑하기에는 정말 좋은 곳. 질이 무척 좋거나 한 건 아니지만 꽤 저렴한 가격에, 쉽게 유행하는 디자인을 입을 수 있다. 세일하고 있는 작은 편집숍에서 마음에 드는 모직 민소매 원피스를 봤다. 입어보니 맞춘 듯 딱 맞던데, 비슷한 게 있기도 하고 언제 입겠나 싶어서 그냥 안 샀는데- 좀 후회되네. ;ㅂ; 오렌지색 가디건이 있었는데 옆구리랑 어깨선 쪽의 디자인이 독특하고 편하게 입겠다 싶어서 하나 샀다. 바야흐로 봄이구나, 봄! 캬캬. 평소에 안 다니던 길을 걷다 보니 몰랐던 편집숍들이나 예쁜 보세 가게가 꽤 보였다. 가격들도 그리 비싸지 않고.
오랜만에 S양과 접선하여, 윤모하 terrace라는 파스타집에서 파스타를 사이좋게 먹었다. 조금 비싸긴 한데, 테이블 넓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선이나 소개팅에 딱 좋을 것 같았다. 푸하하. 삼청동이나 인사동에 많이 있는, 팬시하면서도 전통적 분위기를 잘 살린- 그러나 가격대는 만만치 않은 레스토랑. 여름에 와서 테라스에 앉으면 좋을 것 같다. 예약하면 그린 샐러드를 준다고 한다.
오늘은 220분짜리 장 으스타슈 감독의 프랑스 영화 <엄마와 창녀>를 봤다. 졸릴 거라고 각오를 하고 가서 그런지, 의외로 재미있게 봤다. 예전에 영화에 막 재미를 붙이기 시작할 무렵 내가 갖고 있던 프랑스 영화의 이미지 그대로.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인간인지 알 수 없는 남녀 두어명이 나와서 지지고 볶고 섹스하고 먹고 담배 피우고 싸우고 수다 떨고 짜증내고 쓰리썸하고(...) 그러다 끝나는 영화. 그런데 프랑스 영화에는 왜 그리 쓰리썸이 많이 나오지;; 내가 본 것들만 그랬나;; 섹스의 측면에서 무척 실험성이 강한 사람들이라고는 하던데, 어떤 전통(?)이 있는 건가 궁금하기도 하다.
새로 바꾼 폰이 터치폰이라 가방에 넣어뒀다가 엄하게 눌러지는 바람에 친구 D를 경기하게 만들 뻔 했다. 전화를 걸어서는 말도 안 하고 끊어지는;; 혹시 나쁜 일이 있는 건가 싶어서 급 전화한 D;; 미안하다 ㅋㅋ
아웅, 피곤하지만 보람 있던 하루. 남은 건 영수증 뿐. 커헉.
Posted by 레이